신윤복의 그림 속에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 두 쌍이 있죠. 날아다니며 구애하고 있는 참새들과 노골적으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 개들. 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무에 걸터앉아 있는 두 여인이죠.
가체 얹은 머리를 한 여인은 기혼이고 댕기머리 여인은 처녀이자 몸종이에요. 사랑을 나누고 있는 개들을 유심히 바라보는 여인은 바로 기혼인 여성.
가체머리 여인은 소복을 입고 있죠. 남편이 죽어 상중인 과부라는 뜻이에요. 미소를 지으며 개의 교미를 바라보는 과부, 몸종은 과부를 꼬집고 있죠. 누군가 마님의 눈빛을 볼까 봐 눈치 보며 말리고 있는 거라고 해요.
사랑을 나누는 개들을 보며 과부는 나도 사랑할수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표현한 부분이 나무라고 해요.
거의 말라죽은 듯 보이는 소나무지만 살아있는 한줄기의 푸른 가지가 보이죠. 아직 죽지 않은 소나무를 통해 여인의 마음을 대변, '나 아직 사랑할 수 있어'
요즘 시대라 해도 과감한 표현의 그림이죠. 조선시대는 삼종지도를 말했는데, 어려서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은후에는 자식을 따라야 하는 여자의 세 가지 도리라고 해요. 성리학을 기본을 한 조선시대 여인들의 운명.
그런데 그림속 과부는 삼종지도를 깨버린 거죠. 신윤복은 당시 법도에 대한 저항의 모습을 담고자 한 게 아닐까.
에로티스트 화가 신윤복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라고 해요. 보름달이 훤히 떠 있는 야심한 밤.
긴장감을 위해 담장을 꺾어 그린거고, 옷차림새로 보니 남자의 직업은 군관이에요. 그림 속 기생은 화려한 옷을 입은 반면 벽에 있는 여인은 평범한 옷을 입고 있는데 옷이 평범하다는 것은 유부녀일 수도 있다는 뜻이죠.
살짝 고개를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과 입술이 닿을까 말까 키스하기 직전의 모습을 그린거라고해요. 너무나 파격적인 디테일함. 그리고 그림을 잘 살펴보면 숨어서 지켜보고 있는 여인의 정체도 알 수 있습니다.
발 모양으로 일자로 만들어 벽에 붙어있는 여인. 미스터리한 이 여인은 숨어서 훔쳐보고 있던거죠.
신윤복이 월야밀회를 그린 의도는 무엇일까?! 남녀 칠 세 부동석을 중시한 성리학적인 답답한 사회에 대한 반항은 아니었을까. 조선시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자신의 시선으로 그림에 담아 비판하고자 했던 신윤복.
<출처: tvN 프리한닥터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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