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이 들려주는 특별한 영화 이야기 두 번째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민낯을 보여준 영화 싱크홀입니다. 싱크홀 속 숨겨진 우리 시대의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정의로운 척하던 인간이 얼마나 비겁한 인간이었는지 알게 되고 평범한 소시민이 영웅이 되기도 하는 재난영화입니다. 싱크홀 역시 재난 상황 속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제목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영화입니다.
11년 만에 빌라 한 채를 마련한 남자 주인공 동원, 은행의 대출을 받았지만 드디어 생긴 나의 집이죠.
은행과 함께 마련한 나의 집에서 열린 동원의 집들이, 갑자기 발생한 싱크홀과 함께 300m 아래로 사라지는 나의 집.
싱코 홀 속으로 추락한 사람들은 지상으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영화죠.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주인공 동원의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언제부터인가 종교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부동산.
부동산 소유 여부에 따라 정파가 나뉘게되죠. 집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땐 집값이 오르면 화를 내요. 집을 소유하게 되면 집값이 떨어지면 화를 내요. 부동산 시장의 상황에 따라 반응이 변화하게 되죠.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을 정확하게 양분시키는 것이 부동산이죠. 어렵게 이룬 내 집 마련의 꿈인데 꼭 내가 집을 사면 집값이 떨어지는 매직.
두배로 뛴 집값을 보고 영혼까지 끌어모으는 영끌을 감행하게 되고 내가 집을 산날부터 집값은 바닥에 가까워지는 그래프를 그리게 되죠. 결국 나의 집값은 반토막 나게 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집이 아닌 은행의 집이고 간신히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중산층의 공포.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한 번 더 집이 추락하게 되죠. 영화 싱크홀 속 주목해야 할 상징적 장면이 있는데, 집들이할 때 선물을 해주잖아요.
집들이 선물을 현금으로 받은 주인공 동원, 그리고 동원이 산 물건은 바로
안락의자를 통해 보여준 주인공 동원이 꿈꾸던 행복, 일상의 평화.
싱크홀로 추락한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하는 행동이 안락의자를 부숴 불을 때요. 안락의자처럼 부서져 버린 동원의 일상과 평화. 그리고 무너진 평화 속 살기 위해 시작되는 처절한 사투.
싱크홀로 추락한 빌라와 부서지는 안락의자는 동시대 우리가 가진 가장 큰 공포를 상징한다고해요. 우리 사회에 직면한 문제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영화 싱크홀.
몰랐네요. 보면서 이런건 왜 만들었는지 정말 재미없다고 생각해서 보다가 말았는데, 이렇게 우리 사회를 반영한 내용들이 들어있을 줄은요. 알고 보면 영화가 더 새롭고 더 재미있고 의미가 있어지더라고요.
<출처: tvN 프리한닥터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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